H...
이다음, 아주 이다음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될 때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 회상한다면
아마 지금이 될거라고...
흔들려서 아름다웠던,
상처있어서 향기로웠던,
그래서 지금의 아픔들이 난 불행하진 않답니다.
인생은 시시로 변하며 흘러가는 강물이라고 귀결짓고는
-그렇게 귀결짓지 않고는 어찌 인간이 사라지는 것, 변하는 것에 대해
초연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나역시 그렇게 타협하고 나니 슬프지만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갈 것은 가라고...
한번 흘러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그것이 인생인 거라고,
오늘밤 술잔 하나하나에 나의 마음을 담으며 안녕을 고했습니다.
H...
아무도 모르게 내 인생의 한 시절이 이렇게 흘러갑니다.
봄밤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은밀한 작별입니다.
꽃잎 다 떨구면 나무들이 훌쩍 자라 다른 계절로 옮겨가듯이
나도 내일이면 훌쩍 어른이 되겠지요.
예전에 멈췄어야할 성장통을 난 지금 혹독하게 앓고 있네요.
슬픈 봄밤,
피는 꽃, 지는 꽃 한데 섞이어
봄날이 어지러이 흐르고 있습니다.
2009. 어느 봄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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