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랍

my car, 애너벨리

kiku929 2010. 2. 18. 01:26

 

 

나의 분신같은 차...

막상 사진을 찾아보니 내 차의 사진이 없다.

찾은 거라곤 요 아래 파란 트럭 뒤에 세워진

하얀색 차... 이것 달랑 하나. ㅜㅜ

 

 

 

 

 

 

 

혼자 '애너벨리'라고 부르는 내 친구.

올해 8년째인데 앞으로 당분간 더 내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기쁠 때보다는 내가 슬프고 아프고 힘들 때 나와 함께 해주는,

내가 가는 어디든 아무말 없이 따라와주는 친구이다.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왜 가는지 묻지도 않고...

 

슬플 때 차 안에 있으면 난 차가 하는 말이 들리는 것만 같다.

"오늘까지만 울고 이제 울지마.. 내가 곁에 있잖아..." 그리고 가만히 옆에만 있어준다.

나의 호위무사같고 보디가드 같은, 

엄마의 자궁속 같은 그 안에만 있으면 난 모든 것으로부터 안전할 것만 같다.

 

봄날 벚꽃지는 밤 ,나무 아래 차를 세워두고 꽃잎 흩날리는 모습을 바라볼 때라든지,

비가 오는 날 차 안에 앉아 뜨거운 커피 한잔 마실 때라든지,

풍경이 좋은 곳에 차를 세워두고 바라볼 때면 난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병원에 있을 때에도 아침 출근차들을 보면 내차가 그리웠다.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내 차... 내 소식도 모를텐데 하면서...

이렇듯 행복을 구체적으로 안겨주는 것이 이 세상 얼마나 될까?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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