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랍

이런저런 상념들

kiku929 2010. 3. 2. 20:19

 

 

 

 

 

# 기다리는 일...

 

얼마전에 삼년짜리 적금을 들었다.

젊은 나이엔 삼년도 너무 멀어서 적금 탈 그 날이 현실적이지 못했는데

지금은 삼년은 금방 올 거라는 걸 안다.

적금 타는 날을 기다리는 일이 쉬워졌다.

달 수를 세지 않고 붓다가  어느날 문득 그 날짜가 되었다는 것을 안다.

나이들수록 기다리는 일은 일상과 같아진다. 

 

 

 

 

 

 

# 왜 지난 시간은...

 

사는일이 너무도 가볍고 헛헛하다.

하지만 물결에 반짝이는 햇살만큼이나, 밤하늘의 별빛만큼이나 너무도 아름답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 버리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

사랑도, 그대도, 그리고 지난 시간도...

속절없는 것들은 왜 이리도 아름다운가!

 

 

 

 

 

 

 

#  바보...

 

다시 아프다.

난 아프지 않은데 의사가 말하기를 내가 아프단다.

그래서 난 내가 아프다고 생각한다.

난 아직 채 아픔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아플거니까 치료를 해야된단다.

오지 않은 아픔을 위해 난  언제나 지금을 소비하는 것만 같다...

지금처럼 그랬듯이...

 

 

 

 

 

 

 

 

 

# 어디로 간 걸까?

 

눈이 녹았다.

눈이 녹고 나면 언제나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세익스피어의 말...

"눈이 녹으면 그 흰빛은 어디로 가는가?"

어디로 간 걸까? 정말로...

날 들뜨게 했던 그 순수한 하얀 빛들은...

 

 

 

 

 

 

 

#  허무주의

 

허무주의자들은 대체로 마음이 약한 사람이다.- 내 생각-

겁이 많아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미리 허무주의의 갑옷을 입는 것이다.

욕심이 없으면, 기대가 없으면,소유욕이 없으면 삶은 단단해지고 강해지니까...

삶에 가치를 두지 않을수록  마음은 상처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을 보면 정말로 사랑해서.... 너무나도 사랑해서인 것을...

그래서 늘 슬프고 상처를 받는다.

 

 

 

 

 

 

 

 

# 바람처럼...

 

바람처럼 통과하듯이 살고 싶다.

머무르지 말고, 마음 내려놓지도 말고 통과하듯이...

통과, 통과, 통과...

 

그러면 좀 더 자유로워질까?

그러면 아프지 않을까?

 

 

 

 

 

 

# 영원이라 말해도...

 

누굴 평생 가슴에 묻는다 한들 고작 그 세월이 몇십년이 될까...

숨이 떠나고 난 후를 생각하면 그 세월은 정말로 짧디 짧은 세월인 것을.

굳이 악착같이 버리지 않아도, 애써 잊으려 하지 않아도

삶이 끝나면 스스로가 그렇게 되는 것이거늘...

 

그 몇 해를 가슴에 품고 사는 일이 무슨 대수라고

영원을 말한다 하여도 고작해야 내가 사는 날까지일 터인데...

 

 

 

 2009.1.27. 대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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