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가에 갔다.
강물엔 삶의 잔해들이 부유하고 있었다
부러진 나뭇가지며 마른 잎사귀들이며 누군가 버리고 간 담배꽁초며...
강물은 초라해진 생의 여분들을 그렇게 제 안에 품고 묵묵히 흐르고 있었다
미안했다.
먹먹하게 가슴을 메웠던 내 시간들을 강물에 버리고자 왔던 난
주섬주섬 하나 둘 주워담기 시작했다.
내 시간이 다할 때까지 내 안에 속하는 것들,
슬픈일도 아픈일도 강물처럼 함께 흘러가는 거라고...
내가 바람이 될 때까지 내 품에 꼬옥 안고 가는 것이 생이라고
강물은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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