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랍

여름 끝 무렵에서

kiku929 2010. 3. 25. 08:06

 

 

 

끝 무렵...

끝도 아닌 끝 무렵, 끝 즈음...

내가 가장 아픈 때이다.

 

지기 시작하는 꽃,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저녁,

이제 막 돌아서는 사람의 등,

그리고 사랑의 열감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순간 순간들...

 

이미 지난 것은 아프지 않다.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처럼

추억은 가슴속에서 떠 있는 작은 불빛이 되니

쓸쓸하지만 아프지 않아 견딜만 하다.

 

지금은 여름 끝 무렵

일년 중 내 마음이 가장 상하는 계절

한 여름은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한데

침묵의 저편에선 가을이 온다.

오고 가는 암묵의 공감들...

보내고 떠나는 무위의 약속들...

 

사랑을 보내는 계절도 이러하리라는 것을 생각한다.

미리 마음이 아프다...

 

2007.8.26 일 아침에

 

 

 

 

 

note

 

 

어쩔 도리 없이 끝은 올거라는 거,

그 예감은 언제나 가슴을 시리게 한다.

 

시한부의 삶을 지켜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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