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휴일 아침...

kiku929 2010. 4. 11. 08:05

 

내가 좋아하는 휴일 아침이다.

모두 다 잠들어 있고 나 혼자 일찍 일어나 아침 국을 끓이며

커피 한잔 옆에 두고 음악듣고 있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막내가 소고기국을 좋아해서 양지머리 맛있는 곳을 사와 압력솥에 국물을

우려내고 있는 중...

압력솥에 끓이면 국물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다.

 

어젯밤은 나 아는 엄마가 식당을 개업했는데 그곳에 식구들 모두 가서 저녁을 먹고

다시 2차로 술을 마셨다.

난 언제나처럼 청하 한병이었지만 남편과 큰딸이 많이 마셨다.

 

남편은 아이들과 술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런때에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게 된다.

 

어젠 돌아가신 엄마 이야기가 나와 딸이랑 남편이랑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편을 정말 이뻐한 엄마, 그래서 남편도 엄마를 참 좋아했다.

장모님이라 하지 않고 '엄마'라고 불렀고 술에 취해 들어와도 엄마가 계시면 꼭

엄마랑 맥주한잔을 더 하고는 잠들곤 했다.

엄마는 남편과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남편이 엄마에게 가장 잘 한 효도라면

아마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엄마와 술 마시며 엄마가 하는 말에 맞장구를 쳐준 것...

 

남편은 지금도 엄마가 자기를 이끌어 대천에 내려가게 되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나마 이렇게 식구들이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남편에게 고마운 것은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는 그런 말은 하지 않지만 일이 좀 잘 되면

꼭 그렇게 말을 한다.

 

엄마 이야기를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듣는다는 일이 참 좋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을 공유한다는 느낌...

확인받는 느낌.. 어떤 증거처럼...

 

휴일 아침에 듣는 음악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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