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 조용미 가을밤 조용미 마늘과 꿀을 유리병 속에 넣어 가두어두었다 두 해가 지나도록 깜박 잊었다 한 숟가락 뜨니 마늘도 꿀도 아니다 마늘이고 꿀이다 당신도 저렇게 오래 내 속에 갇혀 있었으니 형과 질이 변했겠다 마늘에 緣하고 꿀에 연하고 시간에 연하고 동그란 유리병에 둘러싸여 마늘꿀.. !시 2016.03.23
오이도 행 지하철 오이도 행 지하철 강기원 당신은 한 마리 검은 고래였는지 모른다. 바다를 메운 길 위로 달리는 오이도 행 지하철 같은 당신 그 안에 담긴 나 그렇다 요나를 삼킨 고래는 말이 없고 울부짖는 건 요나뿐이었는데 나를 삼킨 당신도 당신 안의 나도 말이 없다 당신은 분명 한 마리 고래였을 .. !시 2016.03.21
봄밤... 봄밤... 커피를 마신다. 불면이라면서 이 시간에 커피를 마시다니... 하지만 나에겐 커피와 잠과는 상관관계가 적은 듯 싶다. 커피를 마시든 마시지 않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계절마다 나를 잠못들게 하는 밤은 대체로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나 .. 바람마음 201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