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지의 소금을 대하고서는 외 6편 /문태준 한 종지의 소금을 대하고서는 문태준 그릇에 소금이 반짝이고 있다 추운 겨울 아침에 목전目前에 시퍼렇게 흰 빛이 내 오목한 그릇에 소복하게 쌓였으니 밤새 앓고 난 후에 말간 죽을 받은 때처럼 마음속에 새로이 생겨나는 시詩를 되뇌듯이 박토薄土에 뾰족이 돋은 마늘 촉을 보듯이 -.. !시 2018.07.20
내 워크맨 속 갠지스 / 김경주 내 워크맨 속 갠지스 김경주 외로운 날엔 살을 만진다 내 몸의 대륙을 다 돌아다녀본 음악이 피부 속에 아직 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열두 살이 되는 밤부터 라디오 속에 푸른 모닥불을 피운다 아주 사소한 바람에도 음악들은 꺼질 듯 꺼질 듯 흔들리지만 눅눅한 불빛을 흘리고 있는 .. !시 2018.07.20
긴 손가락의 詩 / 진은영 긴 손가락의 詩 진은영 시를 쓰는 건 내 손가락을 쓰는 일이 머리를 쓰는 일보다 중요하기 때문. 내 손가락, 내 몸에서 가장 멀리 뻗어나와 있다. 나무를 봐. 몸통에서 가장 멀리 있는 가지처럼, 나는 건 드린다, 고요한 밤의 숨결, 흘러가는 물소리를, 불타는 다른 나무의 뜨거움을, 모두 .. !시 201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