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건
사랑이 어디론가 숨어버려서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걸 만지고 싶어서일 텐데.
그걸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그냥 만지고 싶은 걸 텐데.
갖자는 것도, 삼켜버리는 것도 아닌, 그냥 만지고 싶은 것.
*이병률 여행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중에서 (2012)
사랑하냐고 묻는 말이 바람이 잎사귀를 흔드는 일 같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는 말도 달빛이 호수를 비추는 일 같았으면 좋겠다.
제 철 꽃들처럼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말,
그래서 만져보고 싶은 말...
그런 아름다운 말들이 삶의 무게에 눌려 너무 멀리로 흘러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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