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강 / 박남철

kiku929 2017. 2. 3. 00:48




겨울강




박남철




겨울강에 나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돌 하나를 던져본다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 쩡, 쩡,

돌을 튕기며, 쩡,

지가 무슨 바닥이나 된다는 듯이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


언젠가 녹아 흐를 것들이, 쩡

봄이 오면 녹아 흐를 것들이, 쩡, 쩡

아예 되기도 전에 다 녹아 흘러버릴 것들이

쩡, 쩡, 쩡, 쩡, 쩡,


겨울 강가에 나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얼어붙은 눈물을 핥으며

수도 없이 돌들을 던져본다

이 추운 계절 다 지나서야 비로소 제

바닥에 닿을 돌들을,

쩡 쩡 쩡 쩡 쩡 쩡 쩡



-『반 시대적 고찰』(세계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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