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비
김영승
오늘 새벽도 뻐꾸기 울음은
들린다
닭장 속의 수탉도 여러차례
목청 큰 울음을 울었고
참새떼가 날아와 소나기처럼
시원한 울음을 부어놓고 갔다.
아닌게 아니라
새벽비가 후득후득 듣고 있다.
언제였던가 그 어느 때였던가
그 새벽비처럼
그렇게 맑은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그렇다면
나는 아직 살아있어도 되리라.
창문으로
빗방울이 들이친다.
- 《朝鮮日報》(1988년 5월 31일 화요일 자) / 시집 『아름다운 폐인』(미학사, 199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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