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나 태 주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
우리는 만나서 웃었다
눈이 꽃잎이었고
이마가 꽃잎이었고
입술이 꽃잎이었다
우리는 술을 마셨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그날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돌아와 사진을 빼보니
꽃잎만 찍혀 있었다.
만나는 동안은
두 사람 모두 그 안에서 함께였건만
지나고나면 둘은 사라지고
함께 했던 풍경들만 남는다.
네가 없는 사진 속엔
속절없이 꽃잎들만 분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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