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핀 꽃들
박두순
안개는 일찌감치 걷히고
벌들이 기웃거리는
아침
어제 보지 못한
새 얼굴들이
맑게
맑게
서 있다.
그들 옆에 가만히 서니
오늘은
누구하고도 다투지 않을 것 같다.
*<박두순 동시집>, 예림당
우리 큰 딸부터 막내가 읽었던 시집,
마음이 우울하거나 가벼워지고 싶을 땐 가끔씩 펼쳐보곤 한다.
막 태어난 것들은 참 맑고 순수하다.
그걸 바라보는 눈에도 티가 사라진다.
오늘은 나도 꽃과 더불어 한없이 맑아지고 싶은 날.
세상을 향해 나도 모르게 내세운 촉각이나 가시도 다 거둬들이고
해종일 맨 몸으로 꽃 옆에 가만히 서있고만 싶다.
날 이대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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