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집 근처를 산책하면서 모아놓은 코스모스를 화분에 뿌렸다.
그리고 풍선초, 백일홍, 나팔꽃 씨도 심었다.
꽃씨를 심는 것은 미래의 행복을 미리 심어두는 일,
그처럼 확실한 미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기다림이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기다린다는 것은 무얼까.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기다림. 아아, 인간 생활에는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고 미워하는 여러 감정이 있지만, 그래도 그런 건 인간 생활에서
겨우 1퍼센트를 차지할 뿐인 감정이고, 나머지 99퍼센트는 그저 기다리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p119
꽃씨를 심은 일은 1퍼센트의 행복을 위해 99퍼센트를 기다리겠다는 다짐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다리는 나날이 좋은 날을 위한 것이기에 기다리는 99퍼센트도 사실은 행복한 날이다.
그러므로 꽃씨를 심는 일은 100퍼센트의 행복한 일이다.
봄이다.
정말로 봄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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