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눈오는 날

kiku929 2010. 2. 11. 13:47

 

                     

 

 

H....

 

 

눈이 와요.

싸락눈이 싸락싸락...

 

어젠 미용실에서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아침 치과 예약이 있어 갔는데 선생님이 콧물 눈물 찔찔 흘리는 나를 보더니

치료는 다음에 하자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집으로 오는데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돌아가는 것이

뭔가 손해보는 기분이 들어서 미용실에 들렀어요.

그리고 순간의 선택으로 머리를 싹둑한거지요.

이렇게 짧게 자른지 아마 십년도 더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서운하기 보다는 기분이 상큼해요.

마치 묵은 때가 나간 것마냥.

 

감기로 몸은 무거웠지만

잘려나간 머리칼만큼 마음은 가벼워진 것같아요.

그러고보면 머리칼는 육체의 무게가 아니라

영혼의 무게인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ㅎ

 

그런데 생각해보면 전혀 엉뚱하다고 할 수 없는 게

우리 신체에서 머리스타일만큼 감정과 밀접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조금만 머리가 길어도 못견디는 사람,

나처럼 손질하는 거 싫어서 그냥 편한대로 있는 사람,

금방금방 헤어스타일을 바꿔야만 하는 사람...

모두 기분이나 성격과 연관이 있잖아요.

 

하여간 모처럼의 짧은 머리가 생각지도 않게

내 기분을 바꿔주고 있는 건 사실이예요.

감기도 낫고 부시시한 얼굴도 제자리 찾으면

이런 모처럼의 기분이 사라지기 전에 근사하게 외출을 할 생각이예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밖은 여전히 눈이 내려요.

아마 밤새도록 내리려나봐요.

싸락싸락....

내 마음이 자꾸 간지러워요...ㅎ~

 

 

 

 20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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