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핸드폰으로 큰언니가 보내온 사진이다. 눈사람...^^
아마 지금 언니 집에 있는 손주 건이를 위해서 만든 것일 것이다.
발코니에 세워 두고 거실창으로 손주보라고...
형부랑 언니가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이 눈에 보이듯 선하다.
내가 참 재미있게 봤던 동화가 있는데
그 책은 글씨가 하나도 없는 그림만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 그림을 보며 내가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상상하며 읽어줘야 했다.
읽어주다보면 나 스스로 재미에 푹 빠져 난 신나서 읽고 아이들은 그저그랬던,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
"어느 한 소년이 잠에서 깨어보니 집 앞에 눈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소년은 신기해서 문을 열고 나가봤습니다.
그랬더니 눈사람이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악수를 청하는 거였어요.
소년은 눈사람을 데리고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맨 처음 주방을 구경시켜주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눈사람이 놀라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가스렌지를 켜고 있던 거였습니다. 안돼, 위험해! 소년은 얼른 불을 껐습니다.
눈사람은 냉장고 문을 열더니 좋아서 한참을 문을 열다 닫다 하며 놀았습니다..."
이렇게...
지금도 한 장면 한 장면 눈에 선할만큼 기억에 남는 책이다.
언니의 사진을 보며 잠시 눈사람 생각에 잠긴다.
아침 소년이 일어나 밖을 내다보았을 때 물기만 남기고 사라졌던
그 눈사람을 생각하면 난 지금도 소년의 마음처럼 허망하고 서운해진다.
다행히 날이 오늘부터 추워진다니 언니네 눈사람은 건이랑 설날도 함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선물한 옷을 입고 있는 구여운 건이 *^^*
201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