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 신형건 입김 신형건 미처 내가 그걸 왜 몰랐을까? 추운 겨울날 몸을 움츠리고 종종걸음치다가 문득, 너랑 마주쳤을 때 반가운 말보다 먼저 네 입에서 피어나던 하얀 입김! 그래, 네 가슴은 따뜻하구나 참 따뜻하구나 빛이 어둠속에서 자기 존재가 선명해지듯이 따스함은 추울수록 그 존재가 확연해진다. 추운.. !시 2010.01.11
뜨지 않는 별 / 복효근 뜨지 않는 별 복 효근 별이라 해서 다 뜨는 것은 아니다 뜨는 것이 다 별이 아니듯 오히려 어둠 저 편에서 제 궤도를 지키며 안개꽃처럼 배경으로만 글썽이고 있는 뭇별들이 있어 어둠이 잠시 별 몇개 띄워 제 외로움을 반짝이게 할 뿐 가장 아름다운 별은 높고 쓸쓸하게 죄 짓듯 앓는 가슴에 있어 그 .. !시 2010.01.11
건강한 슬픔 / 강연호 권옥연 <스페인에서> 건강한 슬픔 강연호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라는 안부도 건넬 틈도 없이 그녀는 문득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저 침묵했다 한때 그녀가 꿈꾸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나도 그때 한 여자를 원했었다 그녀는 아니었다 그 정도 아는 사이였던 그녀와 나는 그 .. !시 201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