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김재진 나 김재진 누구인가? 그림자처럼 따르며 가만히 나를 지켜보는 눈은. 머리 흔들어 떨쳐내려 해도 내 속에 누군가 숨어 있다. 숨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나는? 나는 도대체 어디서? 언제부턴가 나는 내가 온 곳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갈 어딘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속.. !시 2010.01.11
생가 / 인병선 생가 인병선 우리의 만남을 헛되이 흘려버리고 싶지 않다 있었던 일을 늘 있는 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당신과 내가 처음 맺어진 이 자리를 새삼 꾸미는 뜻이리라 우리는 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나 살며 있는 것이다 신동엽 시인의 생가에 걸려있는 미망인 인병선 여사가 지은 시이다. 한 사람.. !시 2010.01.11
자작나무 새처럼 / 이정자 자작나무 새처럼 이정자 새 한 마리 자작나무 가지에 사뿐히 내려 앉는다 잠시 흔들리는 나뭇가지 깃들었던 체온이 나이테에 황홀히 감긴다 나무는 새를 가두지 않는다 잎새에 새겨진 흔적 그 황홀했던 기억을 품어 안고도 나무는 제 가슴의 남루를 드러내지 않는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한때 나.. !시 201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