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 / 권애숙 기별 권애숙 참 오래 걸려 여자의 코트가 당도했다 있는 줄도 몰랐던 코트가 돌아오는 동안 여자의 집엔 진눈깨비가 추적거렸고 앵두꽃이 터졌고 태풍 '우쿵'이 쿵쿵거리다 갔다 -너무 오래 찾아가지 않아서…… 세탁소 남자는 여자의 부재를 물었고 부재를 메우듯 허둥거리던 나는 천천히 천 원짜리 .. !시 2010.01.09
저무는 풍경 / 박이화 저무는 풍경 박이화 돌아오지 않는 강물을 기다리는 다리는 차라리 무너지고 싶을 거다 무너져선 안 되는 것들이 기실은 더 무너지고 싶은 이 기막힌 역설로 나는 그대에게 기울고 강물은 또 그렇게 범람했나보다 허나, 나도 다리도 끝내 무너질 수 없는 것은 내 그리움의 하중이 견딜만 해서가 아니.. !시 2010.01.09
아름다운 마음은 늦어진다 / 김현수 나의 유년시절의 표상에는 바다, 분꽃, 혼자인 나, 엄마, 그리고 기차역이 있다. 주말이면 6형제의 막내였던 나는 모두 외지로 나간 형제들을 마중나가는 일이 이벤트처럼 기다리는 일이었다. 오기전의 기다림과 설렘, 떠난 후의 적막과 쓸쓸함... 그 빈 공간의 느낌은 지금도 애잔하게 언제나 나의 언.. !시 201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