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 / 진창윤 목판화 진창윤 목판 위에 칼을 대면 마을에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목 안쪽으로 흘러들어 고이는 풍경들은 늘 배경이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여자의 문 따는 소리를 들으려면 손목에 힘을 빼야한다 칼은 골목을 따라 가로등을 세우고 지붕 위에 기와를 덮고 용마루 위의 길고양이 .. !시 2017.01.03
무화과 숲 / 황인찬 무화과 숲 황인찬 쌀을 씻다가 창 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을 꿈이었다 !시 2016.12.28
2006년 대산문학상 수상소감 - 詩 부문 김사인 과분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대산문화재단 측과 심사위원들게 어설프나마 시와 문학에 대한 제 마음의 일단을 여쭙는 것으로 답례를 대신할까 합니다. 제가 소중히 여기는 우리말 중에 ‘섬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섬김’이라는 말을 입안에서 굴려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좀더 순해지.. !글 2016.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