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도 / 이문재 오래된 기도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 !시 2016.06.22
과거는 우리들을 과거 쪽으로만 잡아당기는 것은 아니다 과거는 우리들을 과거 쪽으로만 잡아당기는 것은 아니다. 과거 기억의 여기저기에는,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강철로 된 용수철이 있어서, 그것에 현재의 우리들이 손을 대면, 용수철은 곧바로 늘어나 우리들을 미래 쪽으로 퉁겨버리는 것이다. - 《금각사》중에서 p268 / 웅진 지식.. !글 2016.06.22
사랑의 지옥 / 유하 낮달맞이 꽃 사랑의 지옥 - 序詩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 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 !시 201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