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 유치환 그리움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도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바람불면 그리운 마음들.. !시 2010.02.23
무엇이 성공인가 / 랄프 왈도 에머슨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서 칭찬을 듣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가려볼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밭을 가꾸든 사회.. !시 2010.02.22
토란잎에 궁구는 물방울같이는 / 복효근 내가 참 좋아하는 시라서 예전 포토샵으로 만들어 놓은 것. 언제나 내게 물어보곤 한다. 너도 저 물방울처럼 할 수 있겠니? 라고.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한다면... !시 2010.02.19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 복효근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복효근 꽃피는 일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리어 있을 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또한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는 가을 산.. !시 2010.02.18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엘리스 워커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엘리스 워커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네 삶의 모순을 숄처럼 몸에 두르고 날아오는 돌을 피해라 네 몸을 따뜻하게 하여라 사람들이 광기에 환호하며 굴복하는 것을 보아라 그들이 너를 의심스레 바라보게 내버려두어라 그리고 너도 의심스런 눈길로 .. !시 2010.02.17
포도밭처럼 / 나희덕 포도밭처럼 나희덕 저 야트막한 포도밭처럼 살고 싶었다 산등성이 아래 몸을 구부려 낮게 낮게 엎드려서 살고 싶었다 숨은 듯 숨지는 않은 듯 세상 밖에서 익혀가고 싶은 게 있었다 입 속에 남은 단 한마디 포도씨처럼 물고 끝내 밖으로 내어놓고 싶지 않았다 둥근 몸을 굴려 어디에 처박히고 싶은 꿈 .. !시 2010.02.16
뜨거운 돌 / 나희덕 뜨거운 돌 나희덕 움켜쥐고 살아온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놓고 펴 보는 날 있네 지나온 강물처럼 손금을 들여다보는 그런 날이 있네 그러면 내 스무 살 때 쥐어진 돌 하나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하고 아직 그 안에 남아 있는 걸 보네 가투 장소가 적힌 쪽지를 처음 받아들던 날 그건 종이가 아니라 뜨거.. !시 2010.02.16
봄 밤 / 안도현 봄 밤 안도현 내 마음 이렇게 어두워도 그대 생각이 나는 것은 그대가 이 봄 밤 어느 마당가에 한 그루 살구나무로 서서 살구꽃을 살구꽃을 피워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하고 그대하고만 아는 작은 불빛을 자꾸 깜박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 2010.02.13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하이네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그다지도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은 나의 가슴까지 스며드누나 하나님이 너를 언제나 이대로 맑고곱고 귀엽도록 지켜주시길 네머리 위에 두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어 지누나. 예쁜 것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을 보면 .. !시 2010.02.10
거미 / 이면우 거미 이면우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 아침 이슬 반짝하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 허리 굽혀 갔다, 되집어 오다 고추잠자리 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 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 순간 땀 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그래, 내가 열아.. !시 201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