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침 병원을 다녀오면서 아파트 안 작은 공원에 들러 벤치에 앉았다가 왔다. 여름이 오기 전에는 늘 몸부터 신호를 보내와서 기력이 떨어진다 병원에서 혈압을 재니 87에 49가 나왔다. 계속 저혈압 수치가 나온다. 일단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한다. 불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람마음 2018.06.22
열 걸음 스무 걸음, 그리고 여름 열 걸음 스무 걸음, 그리고 여름 박상순 너를 꼭 데리고 갈게. 나도 꼭 데리고 가줘. 내 몸속에서 자란 조개들을 꺼내 조개들의 입을 열고, 그 조개들이 한 입씩 베어 물고 있었던 내 몸속의 조각 구름을 만들고 ,구릉을 만들고. 단단한 조개껍데기들 위로 달리고 달려 고운 길을 만들고, 다.. !시 2018.06.22
불면 불면의 날이 계속되고 있다. 꼬박 밤을 새웠다. 밤이 점점 짧게 느껴진다. 금방 새벽이 온다 불면을 극복하기 위한 동영상을 보았다. 잠자는 장소외에서는 절대로 자지 말라고 한다 낮에는 절대로 졸지 말라고 한다. 낮에 공원을 다녀왔다. 그런데 깜박하고 잠들었다 짧은 낮잠이었지만 .. 바람마음 2018.06.21
심해어 / 진수미 심해어 진수미 내게는 두 개의 눈이 있고 눈을 반쯤 감은 현실이 있고 스크린이 있고 액자처럼 세계를 껴안은 어둠이 있다. 어둠은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의 이름도 사라지지 않는다. 스크린에는 하염없이 이어지는 빗줄기가 있고 납작 엎드린 고요가 있고 우리는 왜 이리 슬픈 일이 많은.. !시 2018.06.21
시....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시는 내게 무엇이었을까, 하고. 시는 읽혀지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읽혀지기 위해서 쓰는 순간 시는 시로서의 예술적 가치를 잃게 된다. 시는 쓰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그것도 오로지 자기를 위해서 쓴다. 쓰기 위해 쓰여진 시가 읽혀질 수도 있고 그.. 바람마음 2018.06.21
두 사람 / 박상순 두 사람 박상순 누군가의 다리가 반짝인다. 은빛 허리가 반짝인다. 숲속에 누군가의 머리 쪽에서 네가 나타난다. 숲속의 은빛 입술을 지나 네가 나온다. 내가 달린다. 너도 달린다 숲의 끝까지 달려갔다가 뒤돌아선다. 숲의 끝에서 너도 멈춘다. 뒤돌아선다. 내가 다시 달린다. 너도 달린.. !시 2018.06.20
창문들 / 문성해 창문들 문성해 큰집에서 제사 마치고 택시로 돌아오는 새벽 검은 산속에 창문들 몇 환하다 눈만 퀭한 것들은 슬프다 밤마다 푸른 아가리로 지붕도 벽도 처마도 다 삼켜버리는 창문의 식성 늙은 당신은 추억을 말하고 있다 환한 창문처럼 달이 테두리가 둥근 창문인 달이 따라오고 있다 .. !시 2018.06.18
시는 .../ 니체 ……시는 정확하고, 강렬하며, 구체적이고, 의미심장하며, 리듬이 있고, 형식미를 갖춰야 하며, 복잡해야 한다. ……그리하여 예술은 단순한 지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언어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다. -『수잔 손택의 일기와 노트: 다시 태어나다.. !글 2018.06.18
알레르토 자코메티 나는 날마다 진화하고, 밤이면 내가 아침보다 더 나아졌다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매일 다르게 보게 되고, 또한 더 풍요롭게 보게 되죠. 내 눈엔 세상이 날마다 더 특별하고 더 흥미로워요. -알베르토 자코메티 * 아침 눈을 뜰 때 창을 보면서 '아, 오늘은 어제와 다른 하루구나' '나는 어제.. !글 2018.06.18
성가신 사람 / 이영광 성가신 사람 이영광 사람은 귀찮고 성가시지만 사람 앞엔 '어떤' 같은 수식어쯤 할 수 없이 붙여야겠지 사람이 곁에 없으면 편하고 홀가분하지만 거기에도 '대체로'같은 수식어가 달라붙어 있다 진드기처럼 곁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 귀찮다 없는 사람이 성가시다 눈이 감기고 고개가 꺾.. !시 201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