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 박진성 안녕 박진성 주치의 춘천으로 발령 나서 새 병원 찾아가는 길 잘못 나온 꽃잎 몇 개 안녕, 대기실 의자에 앉아 아까 본 목련 꽃잎을 자꾸만 바라보는데 간호사 하나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라 허만하 시집 갈피 사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모래알, 안녕, 이라고 애써 고개 파묻고 있었는.. !시 2018.03.21
子曰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子曰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모든 사람이 다 싫어하는 것도 반드시 한 번은 살펴봐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것도 반드시 한 번은 살펴봐야 한다. 대중 속의 나이면서도 대중에 휩싸이지 않는 것, 모두 옳다고 믿는 것에도, 그르다고 믿는 것에도 회.. !글 2018.03.18
月下獨酌 (월하독작) / 李白 月下獨酌 (월하독작) 李白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사이 놓인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친한 이 없이 혼자 마시네. 擧盃邀明月(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은 전부터 술 .. !시 2018.03.18
把酒問月(파주문월) / 李白 把酒問月(파주문월)-술잔을 잡고 달에게 묻다 李白(이백)- (701~762) 青天有月來幾時(청천유월래기시) : 푸른 하늘에 달이 있어 얼마나 되었는가 我今停杯一問之(아금정배일문지) : 나 술잔을 멈추고 한번 물어 보노라 人攀明月不可得(인반명월불가득) : 사람이 밝은 달을 기어오를 수는 없.. !시 2018.03.18
3월인데... A형 독감으로 8일을 입원했다. 입원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혈관주사를 맞는 일. 8일동안 두 팔은 온통 멍투성이었다. 남들은 한 번 주사가 들어가면 며칠을 가는데 나는 반나절도 채 가기가 어렵다. 그것도 한번에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입원중에 찍었던 X레이에 이상 소견이 있.. 바람마음 2018.03.18
사미인(思美人) /굴원(屈原) 사미인(思美人) 굴원(屈原) 思美人兮(사미인혜) : 아름다운 님을 그리다 擥涕而佇貽(람체이저이) : 눈물을 훔치고서 홀로서서 멀리바라보네. 媒絶路阻兮(매절로조혜) : 중매도 끊어지고 길도 막히고 言不可結而詒(언불가결이이) : 글로 적어서 줄 수가 없도다. 蹇蹇之煩冤(건건지번원) : 이.. !시 2018.03.18
안톤 체호프의 편지에서... 몇 년 전에 체호프의 편지에서 아주 인상적인 구절을 발견했어요. 그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이에게 준 충고였는데, '친구여 비범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업적을 성취한 비범한 사람들에 대해서 글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라는 내용이었지요. -레이먼드 카버 여기서 글은 소설이나 시 같.. !글 2018.03.17
병원 / 윤동주 병원 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 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 !시 2018.02.19
사랑이 나가다 / 이문재 사랑이 나가다 - 손 이야기 이문재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손을 잡았다 놓친 손 빈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랑이 나간 것이다 조금 전까지는 어제였는데 내일로 넘어가버렸다 사랑을 놓친 손은 갑자기 잡을 것이 없어졌다 하나의 손잡이가 사라지자 방 안의 모든 손잡이들이 아득해.. !시 2018.02.09
발화 / 신동혁 발화 신동혁 식탁보에 꽃이 수놓아져 있다 바람이 불면 나는 가시넝쿨을 뒤집어쓴다 창밖이 보이지 않아 벽을 기어오를 때 빈 접시들을 떨어뜨리고 나의 두 팔을 길게 떨어뜨릴 때 식탁보는 돌아오는 것이다 이미 불타버린 채 내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지내는 동안 어디선가 무섭게 꽃.. !시 201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