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고타 크리스토프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2007) 어제... 어제란 언제나 과거이다. 과거란... 날 분명히 스쳐지나간 것이지만 꿈처럼 아득해지는 것들, 어제가 오늘에 어떤 진정한 의미가 있을까? 그 의미를 찾으려는 건 생의 집착은 아닐까? 상실감에 대한 슬픔같은 것 때문에.. 하지만 그럼에도 "어제"는 오늘의 탯줄이다. 오늘을 살기위해 우린 때로.. 冊 2010.01.09
하늘은 높고 구름은 고요하구나 "천고운정 天高雲靜" 엄마가 결혼하고 처음 친정을 찾았을 때 우리 외할아버지는 말씀도 못하실만큼 병이 깊어 병석에 누워계셨다고 한다. 엄마의 친정은 먼 바다를 건너야만 갈 수 있던 곳이라 마음먹는다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 엄마가 다시 시댁으로 와야하는 날 할아버지에게 마.. 글서랍 2010.01.09
걷는다는 건 '여행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당신의 내부를 찾아가는 길뿐' -릴케 난 걷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걷기위해 걷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음미하기 위한 걷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야트막한 산등선이나 오솔길, 논두렁길, 보리밭 사잇길, 시골길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공원.. 글서랍 2010.01.09
카메라는/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中 카메라는 그 목소리와 풍경들을 한순간의 움직임으로 담아 내는 특별한 발명품이다. 동시에 카메라는 이미지를 생성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가장 정확하게 읽어내는 탐지기이며, 이미지라는 이름으로 이미지가 살아온 삶을 한 장의 평면도에 축약시키는 시간의 술사(術士)이다. 평면도라고 했지만, 평.. !글 2010.01.09
글을 쓴다는 것은 / 수단 항구 中 나는 때때로 인간이란 속이 움푹 패인 커다란 조각상과도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곤 했다. 그 컴컴한 내면에서는 큰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다시 무질서하게 반복되는 메아리에 의해 그 소리가 흩어지곤 하는 그런 조각상. 그렇다면 글을 쓴다는 것은 혼돈에서 나오는 웅웅거리는.. !글 2010.01.09
고통이란... / 수단 항구 中 "고통이란 리셉션의 만찬도 아니고, 애가(哀歌)에 나오는 시(詩)도 아니며, 피이고 땀이고 똥이라는 건 저도 압니다." 수단 항구 / 올리비에 롤렝 ( 우종길 옮김) 주인공은 친구가 죽기전에 입원해 있던 곳을 찾아가 간호사에게 친구의 건강 상태가 어땠는지 묻는다. 충격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는 간호사.. !글 2010.01.09
사랑에의 종속 / 수단 항구 中 사랑할 때의 사람은 자신을 철두철미하게 희생한다는 것도, 그러한 자아의 포기에는 위대함이 있다는 것도 그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속을 자기 세력의 도구로 삼는 사람에게 지배당하기를 수락한다는 것은 언제나 저열한 일이다, 그러나 사랑에의 종속을 인정하는 일은 결코 저열하지 않은데,.. !글 2010.01.09
인정하면... / 상실의 시대 중에서 인정하면 집착이 없어진다.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될 수 없고, 그 물건이 내 물건이 될 수 없고, 그 돈이 내 돈이 될 수 없고, 그의 재능이 나의 재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 그런데 인정하고 나니 한편으론 여유가 생겼지만 한편으론 미친듯이 슬퍼졌다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인정하고 나니 한.. !글 2010.01.09
다산 정약용이 벗들과 결성한 竹蘭詩社라는 모임의 규칙 *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 한여름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인다. * 가을에 국화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 서지에 연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 겨울에 첫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인다. * 한해가 저물 무렵 화분에 심은 매화가 처음 피면 한 번 모인.. !글 2010.01.09
끌림 중에서/이병률 산문집 좋은 풍경 앞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가는 새가 있어 그 새는 좋은 풍경을 가슴에 넣어두고 살다가 살다가 짝을 만나면 그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생을 살다 살다 죽어가지. 아름답지만 조금은 슬픈 얘기 끌림中/이병률 그 새같은 남자를 안다 그남자는 젊은 날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 !글 201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