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여름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다. 1,2,3권의 두꺼운 소설이다. 이 여름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로 한 것은 정말 잘 한 일이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것, 그것은 마치 아껴먹고 싶은 것이었고, 다 먹어버리면 허무할 것 같아 남겨두던 그런 마음이었다. 이 여름,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여름은 .. 바람마음 2017.08.02
공터 / 최승호 공터 최승호 아마 무너뜨릴 없는 고요가 공토를 지배하는 왕일 것이다 빈 듯하면서도 공터는 늘 무엇인가로 가득 차 있다 공터에 자는 바람, 붐비는 바람, 때때로 바람은 솜털에 싸인 풀씨들을 던져 공터에 꽃을 피운다 그들의 늙고 시듦에 공터는 말이 없다 있는 흙을 베풀어주고 그들이.. !시 2017.08.02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중에서 중국의 선비가 한 기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기녀는 선비에게 “선비님께서 만약 제 집 정원 창문 아래서 의자에 앉아 백일 밤을 기다리며 지새운다면, 그때 저는 선비님 사람이 되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흔아홉 번째 되던 날 밤 선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팔에 끼고 그곳.. !글 2017.08.02
정선을 떠나며 / 우대식 정선을 떠나며 우대식 파울첼란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었던가 아름다운 시절은 흩어져 여자 등에 반짝인다고 시선을 거둔다 운명이란 최종의 것 정선 강가에 밤이 오면 밤하늘에뜨는별 나에게 당신은 그러하다 성탄절의 새벽길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기찻길 옆 제재소에서는 낮은 촉수.. !시 2017.08.01
신문 / 유종인 신문 유종인 활자들만 모른 체하면 신문은 이리저리 접히는 보자기, 나는 신문이 언론일 때보다 쓸쓸한 마른 보자기일 때가 좋다 그 신문지를 펼쳐놓고 일요일 오후가 그 누에 발톱을 툭툭 깎아 내놓을 때가 좋다 어느날 삼천 원 주고 산 춘란 몇 촉을 그 활자의 만조백관들 위에 펼쳐놓.. !시 2017.07.31
사설(師說)-한유(韓愈) 고문진보후집(古文眞寶後集) 043_(卷四) 사설(師說)-한유(韓愈) 古之學者(고지학자)는 : 옛 학자는 必有師(필유사)니 : 반드시 스승이 있었으니, 師者(사자)는 : 스승이라 하는 것은 所以傳道授業解惑也(소이전도수업해혹야)라 : 도를 전하고 학업을 주고 의혹을 풀어주기 위한 방법이니라 .. !글 2017.07.26
한낮의 부평공원 어제 한낮, 부평공원을 다녀왔다여름 한낮의 공원은 참으로 평화로웠다.햇살의 눈부심이 덥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적요로워 시간과 공간을 건너 뛴 낯선 세계로들어와버린 느낌이었다.여름의 땡볕이 이처럼 조용하고 신비로울 수가 있다니...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공원.저 햇살, 참.. 내마음의풍경 2017.07.12
반성 608 / 김영승 반성 608 김영승 어릴 적의 어느 여름날 우연히 잡은 풍뎅이의 껍질엔 못으로 긁힌 듯한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었다 징그러워서 나는 그 풍뎅이를 놓아 주었다 나는 이제 만신창이가 된 인간 그리하여 主는 나를 놓아 주신다 -시집 『반성』중에서 / (민음사,1987) * 선생님의 시 중에서.. !시 2017.07.03
비 늦은 밤, 빗소리를 들어본지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며 빗소리를 듣는다. 내가 좋아하는 비는 일정하게 고요하게 추적추적 내리는 비이지만 요즘은 그런 비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기후변화 때문일까. 무섭게 쏟아지다가 또 그치다가 바람이 거세지다 또 폭우가 쏟아지는 그런 비를 .. 바람마음 2017.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