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손의 처녀들 / 이이체 푸른 손의 처녀들 이이체 육체는 빛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자를 드리운다 나는 직업이 죄인이다 누구보다도 죄를 잘 짓는다 하얀 기척 야생을 벗어나 죽어가는 늙은 이리처럼 나누어 줄 수 없는 것을 나누어 주고 싶을 때마다 느껴지는 초라한 참담이 있다 먼 이국을 고향에서 그리워하는.. !시 2017.07.02
고양이 무덤 / 박은정 고양이 무덤 박은정 내 고양이가 죽으면 어떤 무덤을 만들어줄까 밤은 길고 낮은 멀리 있으니까 죽은 자들의 무덤은 너무 좁고 산 자들의 재앙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넓다 매일 밤을 사라지지 않으려고 뼛속까지 버텼다 언젠가는 화창터 앞 벤치에 앉아 오래 하루를 보냈다 말할 수 없는.. !시 2017.07.02
화분정리... 베란다 방충망을 교체하느라 화분들을 치웠더니 그날로 몸살에 장염이 왔다. 밤새도록 토하면서 열이 올랐나 내렸다 했다. 이튿날도 하루종일 누워서 보냈다. 온몸이 맞은 것처럼 아팠다. 오늘은 화분을 제자리에 옮기며 베란다를 청소했다. 힘이 많이 든다. 옮기면서 생각했다. 이제는 .. 바람마음 2017.07.02
백자증정부인 박씨묘지명 - 연암 박지원 유인의 이름은 아무이니, 반남의 박씨이다. 그 동생 지원중미는 묘지명을 쓴다. 유인은 열여섯에 덕수 이택모 백규에게 시집 가서 딸 하나 아들 둘이 있었는데, 신묘년 9월 1일에 세상을 뜨니 얻은 해가 마흔셋이었다. 지아비의 선산이 아곡인지라, 장차 서향의 언덕에 장사지내려 한다. .. !글 2017.06.26
지속성에 대해 오랜만에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다. 오늘 도서관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에 참석했었다. 독립출판에 관한 강의였다.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내 삶에서 재산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이곳에 무언가를 끄적인 흔적이 아닌가 싶었다. 그 흔적들은 지나온 시간들을 하나의 이야기.. 바람마음 2017.06.26
커다란 진흙 항아리 두 개 제우스는 인간에게 기쁨과 슬픔도 보냈다. 올림포스의 궁전 입구에는 커다란 진흙 항아리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한 항아리에는 세상의 모든 선이 담겨 있고, 나머지 항아리에는 세상의 모든 악이 담겨 있었다. 제우스는 선과 악을 모두 끄집어내어 지상의 인간에게 보냈다. 제우스가 악의.. !글 2017.03.02
올 첫 목마가렛 꽃 올해 처음 목마가렛 꽃이 피었다. 작년 병해와 폭염 때문에 화초들이 많이 힘들었는데 서서이 회복 되어가는 기미다. 이 목마가렛을 키운지는 삼 사 년은 된 것 같다. 항상 한 두 줄기 삽목을 해두기 때문에 죽어버리는 불상사가 생겨도 목마가렛은 내 베란다를 주인처럼 자리하는 꽃이다.. 내작은뜰 2017.02.21
2017,1월 10일~1월 11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한 번은 가볼만 한 곳"인 인제 자작나무 숲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하루로도 충분했지만 우리는 여유로운 것이 좋아 1박 2일의 여정으로 다녀왔다. 자작나무 숲에 가려면 입구에서부터 걸어서 한 30여분 걸어야 한다. 그리.. 내마음의풍경 2017.02.20
只是恰好(지시흡호) 그저 알맞게 좋을 뿐이고 '알맞게 좋다'는 말이 참 좋다. 알맞다, 라는 말은 두루 적용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음식에도 간이 알맞아야 맛있는 요리가 되고 사람과의 거리도 알맞아야 오래 갈 수 있으며 물질도 알맞을 만큼 있는 것이 행복의 조건일 테니까. '알맞다'라는 말은 '적당하다'는 말로도 쓸 수 있겠지만 '.. 바람마음 2017.02.20
채근담중에서 - 문장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文章做到極處(문장주도극처) :문장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無有他奇(무유타기): 별다른 기묘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只是恰好(지시흡호): 그저 알맞게 좋을 뿐이고 人品做到極處(인품주도극처): 인품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無有他異(무유타이) :별다른 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只是本然(.. !글 2017.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