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암꽃과 수꽃 아시나요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 아시나요. 봄이면 한 그루의 소나무를 보라와 노랑으로 아름답게 수놓는 수백 개의 꽃들. 소나무꽃은 꽃잎이 없어서 얼핏 보기엔 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꽃은 새순 끝에 엷은 보라색을 띤 1cm 크기의 계란형 모양이다. 수꽃은 새순 줄기.. 나무 2016.05.22
그대 집 / 박정대 그대 집 박정대 창포 강에 싸락눈이 내리는 오후 그대는 물을 긷고 나는 듣고 있었네 그대 발길에 스치는 조약돌의 음악 소리 아득한 산맥을 넘어온 시간들의 풍경 소리 내 마음이 가고 싶어하던 곳에서 오롯이 돋아나던 낮은 숨결의 불빛들 그 희미한 불빛의 계단을 살풋이 밟으며 내려.. !시 2016.05.17
희지의 세계 / 황인찬 희지의 세계 황인찬 저녁에는 양들을 이끌고 돌아가야 한다 희지는 목양견 미주를 부르고 목양견 미주는 양들을 이끌고 목장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생활도 오래되었다 무사히 양들이 돌아온 것을 보면 희지는 만족스럽다 기도를 올리고 짧게 사랑을 나눈 뒤 희지는 저녁을 먹는다 초원의.. !시 2016.05.10
작은 새의 죽음 / 조용미 작은 새의 죽음 조용미 죽은 참새가 마당에 떨어져 있다 목련나무 아래 납작해진, 이미 며칠이 지난 새의 주검 질경이 위에 누워 있는 그 작은 것을 나는 그냥 둔다 목련나무 아래 잠든 새의 죽음을 보라고 꽃이 떨어지듯 풀이 마르듯 고요한 시간들을 그냥 두고 보려고 상복보다 더 하얀 .. !시 2016.05.03
봄비 / 함민복 종지나물, 우리 아파트에는 봄이면 여기저기서 많이 피어난다. 봄비 함민복 양철지붕이 소리 내어 읽는다 씨앗은 약속 씨앗 같은 약속 참 많았구나 그리운 사람 내리는 봄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개가 가죽 비틀어 빗방울을 턴다 마른 풀잎 이제 마음 놓고 썩게 풀씨들은 단단해졌다 봄비.. !시 2016.05.03
공원 外 1 / J .프레베르 공원 J .프레베르 우주 속의 별 지구 속의 파리 파리의 몽수리 공원에서 겨울 햇빛 속 어느 아침 네가 내게 입맞춘 내가 네게 입맞춘 그 영원의 한순간을 다 말하려면 모자라리라 수백만 년 또 수백만 년도. 꽃다발 거기서 무얼 하시나요, 작은 아씨여 갓 꺾은 꽃을 들고 거기서 무얼 하시.. !시 2016.05.01
공원에서 하루를... 어제 공원을 못가서 우울하다는 내 말을 하느님이 들으신 걸까?오늘은 모처럼 맑은 날이었다.둘째가 남자친구와 영화관에 간 사이 나는 돗자리랑 담요겸 쿠션, 커피, 책을 들고 공원에 나갔다.혼자서 커피도 마시고 공원옆 분식집에서 포장해 온 순대를 혼자 먹기도 하고, 누워서 하늘을 .. 내마음의풍경 2016.05.01
산책을 못 가는 날들... 예전 같으면 지금쯤 나는 공원에 나가 돗자리를 깔고 그 안에서 몇 시간쯤 지내다 오곤 했을 텐데 요즘은 통 산책을 못한다. 저녁이면 한 시간 정도 걸었던 운동도 거의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 마스크를 쓰는 것도 답답하고, 쓴다고 해도 목이 아픈 것은 마찬가지다. .. 바람마음 2016.04.30
나는 아픈 사람들을 가엾어 하노라 / 김영승 나는 아픈 사람들을 가엾어 하노라 김영승 저녁 등꽃 香 藤 줄기 사이로 저녁 하늘이 하늘의 빛이 조금 보이고 이 등꽃의 香은 香의 洗禮 같다 위에서 아래로 나의 전신을 전 영혼을 씻는다 아픈 아내여 일어나라, 등꽃 꽃잎이 뚝뚝 진다 -《시와시학》(2016년 봄호)중에서 * 아침, Josh Groban.. !시 201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