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이성복 봄날 이성복 누가 브래지어를 벗긴 것도 누가 브래지어를 숨긴 것도 아닌 공단 옆 연둣빛 젖무덤 올망졸망 연둣빛에서 초록빛으로 옮아가며 나른히 몸 뒤채는 젖무덤들 이쪽에서 누르면 저쪽으로 삐져나올 것 같은 젖무덤들 고운 먼지 머금은 봄바람은 수줍어 조심조심 쓰다듬어보다가 .. !시 2016.03.20
아 / 김영승 photo by 윤가영 아 김영승 아 소리는 누가 꼬집었든가 칼로 찔렸을 때밖에 내본 적 없는데 아 나는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었군 각목으로 당구 마세 찍뜻 찍혔을 때는 욱 소리를 냈었다 얼굴뼈가 무너졌었다 철갑(鐵甲)같은 살구나무가 알았어 알았어 수피 (樹皮)를 뚫고 싹을 틔우고 꽃.. !시 2016.03.16
유형지에서 / 송승언 유형지에서 송승언 해변에 버려졌다 알 수 없는 해변이었다 알 수 없는 해변을 걸었다 알 수 없는 바다 생물의 사체와 파도에 깎여나가는 돌의 먼지들이 빛나고 있었다 먼 곳에서는 하나의 빛살로 보일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해변을 걸었다 눈이 내리고 배가 고프고 밤이 오고 잠도 오는.. !시 2016.03.16
봄날은 간다 / 조용미 봄날은 간다 조용미 내가 보낸 삼월을 무엇이라 해야 하나 이월 매화에 춘설이 난분분했다고, 봄비가 또 그 매화 봉오리를 적셨다고 어느 날은 춘풍이 하도 매워 매화 잎을 여럿 떨어뜨렸다고 하여 매화 보러 길 떠났다 바람이 찬 하루는 허공을 쓸어 담듯 손을 뻗어 빈손을 움켜쥐어보며.. !시 2016.02.25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 조용미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조용미 꽃 피운 앵두나무 앞에 나는 오래도록 서 있다 내가 지금 꽃나무 앞에 이토록 오래 서 있는 까닭을 누구에게 물어보아야 할까 부암동 白沙室은 숲 그늘 깊어 물 없고 풀만 파릇한 연못과 돌계단과 주춧돌 몇 남아 있는 곳 한 나무는 꽃을 가득 피우고 섰.. !시 2016.02.24
8월의 크리스마스 (1998년 , 감독: 허진호) <8월의 크리스마스>, 얼마전 다시 보았다. 세번째다.한 여름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고 사랑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초겨울까지의 시간들을 그려낸 영화,제목 또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많은 것을 상징하고 있다.남자 주인공에게 진짜 크리스마스는 앞으로 영원히 오지 않겠.. 映 2016.02.15
추운데도 봄이 느껴져... * 며칠 포근한 날이 계속되더니 어제는 봄비같은 비가 내렸다. 오늘은 쌀쌀한 날이다. 그런데도 봄이 멀지 않았다고 바람이 말해주는 것만 같다. 계절이 바뀌는 무렵이면 공기가 달라진다. 형용하기 어려운 아주 미세한 공기의 무게와 농도같은. 올해는 분갈이를 빨리 시작했다. 해마다 .. 바람마음 2016.02.14
요리들... 그리고 ... 프랜치 요리 와쇼쿠(和 食) 저녁 아침 식단 * 아리마 온천으로 모든 여행의 일정이 끝났다. 우리들의 여정이 미리 잡혀 있어서 다음날 큰오빠가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거절이란 것도 해본다. ㅎㅎ 모든 시간이 그렇듯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준비를 하고 갔더.. 내마음의풍경 2016.01.28
有馬温泉 아리마 온천 1/22~1/23 아리마 온천 근처 한 바퀴를 돌다가... 소스에 찍어먹는 '타케노 코'..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었던... 일본 전통 여관에서 하룻밤을 기모노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차를 들고 와서 포즈를 부탁했더니 흔쾌히 응해준다. 세면대에서도 한 장...ㅎ 저 사진 속에는 아마도 이 풍경이...?.. 내마음의풍경 2016.01.28
오사카 근처에서 2차 디너가 끝나고 2차로 자리를 옮겨... 섹소폰 연주자와 함께 노래 부르는... 한국 자매 대표로 세째 언니가...^^ 텔레비젼에도 나오는 섹소폰 연주자라고 하는데 오빠와도 잘 아는 듯... <안개낀 밤의 데이트>라는 곡을 신청했는데 <존재의 이유>곡을 대신 연주해주었다. 테너 섹소폰.. 내마음의풍경 201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