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연화리 시편 1 / 곽재구 지난 가을 부평공원 나무 - 연화리 시편 1 곽재구 숲속에는 내가 잘 아는 나무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나무들 만나러 날마다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제일 키 큰 나무와 제일 키 작은 나무에게 나는 차례로 인사를 합니다 먼 훗날 당신도 이 숲길로 오겠지요 내가 동무 삼은 나무들을 보며 그.. !시 2016.07.21
공원을 걸으며... 잠을 잘 자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일상일 뿐인 일인데도 어떤 사람에게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최대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어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을까가 나의 고민이다. 좋아하던 커피도 한 두잔으로 줄이고 햇볕을 쬐면서 운동.. 바람마음 2016.07.20
감전 / 서동욱 감전 서동욱 옷장 안에 전기를 잘 가두었다 버려진 스웨터 속에서 잠을 자던 영혼의 마지막 조각 같은 정전기 생과 생을 통과하는 감전 나는 마흔을 슬프게 보낸 것 같고 너는 저녁이 와도 불을 켜지 않았으며 아마도 대흥역의 똑같은 개찰구를 언젠가 통과했겠지 세월을 인내할 줄 아는 .. !시 2016.07.15
우울 우울하다는 것은 병이 아니라고, 흐린 날씨처럼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라고. 우울은 저절로 물러가기도 하지만 우울을 물리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도 있다. 여튼, 우울이 머물다 지나가면 당분간 다시 활기를 찾게 된다. 그것은 마치 통증 주사를 맞고 나면 한동안 통증으로.. 바람마음 2016.07.13
몽해항로 5 / 장석주 몽해항로 5 -설산 너머 장석주 작약꽃 피었다 지고 네가 떠난 뒤 물 만 밥을 오이지에 한술 뜨고 종일 흰 빨래가 펄럭이는 걸 바라본다. 바람은 창가에 매단 편종을 흔들고 제 몸을 쇠로 쳐서 노래하는 추들, 나도 몸을 쳐서 노래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덜 불행했으리라. 노래가 아니라면 구.. !시 2016.07.09
끄적끄적 * 어떤 좋은 물건에 대해 평할 때 그 물건 정말 좋아요? 라고 물어올 때가 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좋은 것은 쓸 때는 좋은지 모른다. 그러나 나쁜 것을 쓰게 되면 그것이 좋은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 사람도 그런 것 같다. ** 나는 삶에 대한 질문은 거의가 시간 속에 답.. 바람마음 2016.07.08
성주휴양림과 무량사 지난 주말은 성주 휴양림과 무량사에 다녀왔다. 일 년에 한 두번은 다녀오는 곳이지만 한번도 같은 느낌인 적이 없었다. 갈 때마다 새롭고 갈 때마다 좋다. 예전에는 해마다 11월 첫째주 토요일엔 성주휴양림에서 숙박을 하고는 했다. 그때가 가장 단풍이 아름다운 때이므로... 계곡에서 .. 내마음의풍경 2016.07.05
비가 내린 날 내가 좋아하는 억새길우리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은 바로 부평공원. 이곳이 없었으면 얼마나 삭막했을까.어쩜 개망초 꽃잎은 비를 그리 맞고도....어제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오전에는 비가 잠깐 멎은 사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다시 시장에 들러 고기와 상추와 두부를 사왔다.비.. 바람마음 2016.07.05
물맛 / 장석남 억새잎이 참 싱그럽다 물맛 장석남 물맛을 차차 알아간다 영원으로 이어지는 맨발인, 다 싫고 냉수나 한 사발 마시고 싶은 때 잦다 오르막 끝나 땀 훔치고 이제 내리닫이, 그 언덕 보리밭 바람 같은, 손뼉 치며 감탄할 것 없이 그저 속에서 휜칠하게 뚜벅뚜벅 걸어나오는, 그 걸음걸이 내 .. !시 2016.06.30
나의 그늘 / 김영승 나의 그늘 김 영 승 내 所有의 그늘내가 만든나의 그늘 내 몸이 만든내 몸의 그늘 이 뙤약볕 밑에서나는 내가 만든나의 그늘 내 펄럭이는옷이 만든 그늘에만 앉아쉰다 아스팥트는 灼熱하고暴雨는 또그 아스팔트를 식힌다 모과나무와 전나무 사이 비를 맞고빗방울이 맺히고 감아오르다가.. !시 201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