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쬐다 / 유홍준 사람을 쬐다 유홍준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 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인기척 없는 독거 노인의 집 군데군데 습기가 차고 곰팡.. !시 2013.03.22
캐논.. 올 봄 처음 핀 풍로초 음악을 들으며 빨래를 개고 있는데 캐논이 나온다. 아! 너무 좋다! 이렇게 너무나도 좋은데 이 좋은 마음을 여기에라도 쓰지 않고는 못배길 것만 같아서 하던 일을 멈추고 노트북앞에 앉는다. 캐논... 이 아름다운 음악에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불과 몇 분 전.. 音 2013.03.18
생애로 대답하기... 베란다에 피어 있는 블랙로즈 동백... 지금은 두 송이가 피었다. 전 생애로 대답한다는 말... 지금 내게 가장 와 닿는 말이다. 열 마디, 백 마디의 말보다 내가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대답이 되게 하는 것.... 누군가에게 서운했던 일도, 내 마음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 바람마음 2013.03.18
블로그를 뒤적이다가... 이맘쯤이면 가고 싶은 곳이 새로 생겼다. 이 년전쯤 딸과 성주사지를 다녀오고부터 해마다 봄이 올 즈음이면 그 장소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려놓았던 그때 찍은 사진들을 다시 펼쳐본다. 뭐랄까... 둥지 속에 숨어 있는 아늑한 기분이랄까, 빈 터에 가만히 서 있으면 .. 바람마음 2013.03.17
소박한 나의 밥상, 그러나 행복한... 텔레비젼을 잘 보지 않는 내가 가끔 보는 프로가 있다면 '힐링캠프'(출연자에 따라서)랑 목요일마다 방송되는 '한국인의 밥상'이다. 그중 한국인의 밥상은 최불암씨의 나레이션도 멋지고 자연의 풍경과 더불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들, 그리고 그 지역에서 나오는 먹거리로 밥상에 .. 글서랍 2013.03.15
방문객 / 정현종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 !시 2013.03.15
딩동~ "꽃 배달 왔습니다." 누가 초인종을 누른다. "누구세요?" "000씨죠? 꽃배달 왔습니다." 문을 여니 장미꽃 한 바구니랑 케잌을 내민다. 순간 '누굴까?', '오늘이 무슨 날이지?' 이런 저런 생각들을 떠올려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꽃을 배달해줄 사람도, 또 꽃을 받을 만한 기념일도 아니었다. 카드가 보인.. 내마음의풍경 2013.03.14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유홍준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유홍준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는 둥글다네 나는 그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를 좋아한다네 사람이 사람을 앉히고 발톱을 깎아준다면 정이 안 들 수가 없지 옳지 옳아 어느 나라에선 발톱을 내밀면 결혼을 허락하는 거라더군 그 사람이 죽으면 주머니 속에 발톱을 넣.. !시 2013.03.13
지켜야 할 것, 지켜내야 할 것.... 예전 <아내의 자격>이란 드라마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한 여자가 제법 유명한 로펌 집안의 외아들과 결혼해서 딸 셋을 낳고 평온하게 살아간다. 그녀는 대를 잇게 하기 위해 아들을 낳으려 몇번의 유산을 감수하면서 시도를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녀의 남편에겐 .. 바람마음 2013.03.13
시간- 과거에 대한 이런 저런 과거는 매우 강력하다. 그러나 어떤 의미로는, 과거는 매우 약하다. 과거에 묻히고 과거로 전락한 적은 현재 우리 앞에 우뚝 선 살아 있는 한 사람보다 덜 무서운 대상이다. 누가 무어라 하든, 지나간 고통은 그것이 닥쳤던 순간의 고통보다는 덜 아프게 느껴진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지.. !글 2013.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