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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생각한다> 外 2 /문태준

아침은 생각한다 문태준 아침은 매일매일 생각한다 난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어선은 없는지를 조각달이 물러가기를 충분히 기다렸는지를 시간의 기관사 일을 잠시 내려놓고 아침은 생각한다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룬 사람의 깊은 골짜기를 삽을 메고 농로로 나서는 사람의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함지를 머리에 이고 시장으로 가는 행상의 어머니를 그리고 아침은 모스크 같은 햇살을 펼치며 말한다 어림도 없지요, 일으켜줘요! 밤의 적막과 그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한 것은 아닐까를 묻고 밤을 위한 기도를 너무 짧게 끝낸 것은 아닐까를 반성하지만 아침은 매일매일 말한다 세상에, 놀라워라! 광부처럼 밤의 갱도로부터 걸어나오는 아침은 다시 말한다 마음을 돌려요, 개관(開館)을 축하해요! 그녀가 나를 바라보아서 문태준 그녀가 나를 바라보..

!시 2022.07.14

사랑을 하는 그는 공을 들고 벽 앞에 선 아이 같다

사랑을 하는 그는 공을 들고 벽 앞에 선 아이 같다. 그는 자신의 말을 던진다. 빛을 발하는 이 말의 공 ' 너를 사랑한다'는 혼자서 둘둘 감긴다. 그는 그것을 벽에 대고 던지지만, 남은 세월 내내 벽은 그에게서 날마다 멀어져간다. 공이 되돌아오기를 기대하면 수천 개의 공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공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미소 띤 얼굴이며,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에게는 놀이 자체가 보상이다. 사랑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 -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 크리스티앙 보뱅 (이창실 옮김, 마음산책) 중에서 * 사랑의 대상은 그것이 무엇이든 다 똑같은지도 모른다. 연인이든 문학이든 자식이든 꽃이든... 사랑의 목적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그 자체- 쓰고 보니 노래의 가사다- 그리고 그 ..

!글 2022.07.12

작별 인사 / 김영하 (복복서가, 2022)

이 책의 1판 1쇄가 2022년 5월 2일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책은 1판 5쇄 2022년 6월 10일. 이 정도면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안쓸신잡이나, 팟캐스트, 그리고 대중 매체를 통한 강연 등등이 소설가 김영하를 대중적으로 더 많이 알리는 데 일조를 한 듯 싶다. 개인적으로 나역시 좋아하는 소설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의 소설을 제대로 읽은 것이 없다. 김영하를 소설을 통해서보다는 다른 매체를 통해 그의 면면을 좋아하게 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의 박학다식함과 그에 비해 겸손해보이는 태도, 편안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힘이 있는 말.... 그래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제부터 이 책을 필두로 소설가 김영하를 알아가려고 한다.

202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