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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미니 장미 세 화분이 가게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기를 붙잡는다. 이 길목에서 꽃이 많아 꽃집으로 아는 사람들도 꽤나 많지만, 커피숍은 멀리서봐도 한눈에 커피숍이라는 것을 알려야 하지만, 그래도 나는 좋다. 내가 이곳에서 잘 한 일이 있다면 출근길 퇴근길, 혹은 무료하게 걸어가는 이에게 잠시라도 꽃을 보게 해주는 일이라고 나 스스로 생각한다. 아침 지나가는 어떤 아주머니가 내게 말한다. 이곳은 힐링장소에요, 라고. 또 어떤 아주머니는 자기는 일부러 이 앞을 지나간다고도 하셨다. 그런 말을 듣게 되면 하루가 이뻐지는 것 같다. 넝쿨장미를 재작년 겨울무렵 심었는다. 노지에서는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흔한 빨간 넝쿨장미를 심었는데 올해는 뿌리는 내린 것만 같다. 오늘 긴 가지를 철망위로 자리를 잡아주었다. ..

내작은뜰 2022.04.13

벚꽃길

어제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10시쯤 집에서 가까운 벚꽃길을 걸었다. 가로수가 거의 은행나무이지만 300 미터 정도가벚꽃길이었다. 그 흔한 벚꽃을 못보나보다 했는데 벚꽃만발한 그 아래를 혼자 걷는 밤길이 너무도 행복했다. 그렇지. 옆에 없으면 찾아가면 되는 거였지.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만 했지 정작 신발을 신고 나설 생각을 못했다. 오늘밤도 난 저 길을 걸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도..벚꽃이 다 지고 초록잎이 날 때까지 밤마다 난 저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다시 살아있다는 이 느낌... 심장이 뛰는 곳이 자꾸만 간지럽다.

바람마음 2022.04.12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는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 톨스토이 * 책을 읽다가 오늘 내 마음에 들어온 문장이다. 일을 시작한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아침 8시 30분에 나와 다시 집에 돌아가면 밤 9시 30분. 그동안 나의 생활 패턴은 변함없이 이렇게 이어져왔다. 얼마전 경복궁을 가족과 함께 다녀온 적이있다. 모처럼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인데 그날 내가 충격을 받았던 것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숨차면서 다리가 후들거렸다는 것이다. 걷기를 좋아했던 나는 그동안 걷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기대에 가득찼던 나들이가 힘에 겨운 나들이가 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몇시간을 누워있어야만 했다. 문득 그동안의 내 생활을 돌아보았다. 가게 안에서 움직이기는 ..

!글 202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