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31일, 하루를 시작하며...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조금 뒤척이다가 자는 것을 포기하고 거실에 나왔다. 그리고 아침 먹을 것을 준비하고 딸들과 밥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들고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은 2010년 마지막 날. 사실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어제나 내일이나 다를 것은 없겠지만 마음안에 칸을 만들어 .. 글서랍 2010.12.31
나에게 일년이 주어진다면 난 무얼할까 오늘 막내가 유치원때부터 알게 된 엄마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네 명중 한 명이 유명한 자사고에 합격하게 되어 한턱 낸다고 부른 자리였다. 주로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들이 내 얼굴색이 안좋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러면서 나의 건강에 대해 말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암이라고 하자 몰랐다고 .. 글서랍 2010.12.10
낡은 이불을 꺼내놓고... 바람이 서늘하다. 폭염속의 나날들이 불과 며칠 전인데도 아득하기만 하다. 참으로 이상하다. 일 년, 이 년, 삼 년... 이렇게 멀리 가버린 세월들은 모두 엊그제만 같은데 불과 일 주일 이주일, 한 달..., 이렇듯 지금과 멀지 않은 이런 시간들은 왜 그리 까막득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내가 .. 글서랍 2010.09.04
매미 우는 아침... 2009. 앵두가 익을 무렵에 매미가 소란스러운 아침이다. 요즘 매미들은 자지도 않고 밤새도록 베란다 방충망에 붙어서 운다. 시끄럽다고 짜증내다가도 그 간절한 마음이 읽혀서 입을 다물게 된다. 짝을 짓는 일을 왜 조물주는 그토록 삶의 가장 본질적인 일로 만들어 놓았을까나. 커피 두 잔째 마시는 .. 글서랍 2010.08.03
사랑은... * 사랑은 어쩌면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야 하는 꽃인지도 모른다. 애써 사랑을 위해 뭔가를 하려 하면 할수록, 그 사랑을 좀더 가까이 가지려 손을 뻗으면 뻗을수록 사랑은 이내 시들어버리는 꽃만 같다. 하여, 사랑이 흘러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때, 내 마음에 드는 빛깔과 향기가 아니라.. 글서랍 2010.06.05
휴일 아침에... 커피를 들고 창밖을 내다본다. 휴일 아침의 정경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일상의 세계에서 오려내어진 것 같은 별개의 싸이클과 신성함,고요함 그리고 휴일 아침만이 갖는 평화로운 파장은 언제까지라도 이어질 것만 같이 마음의 평온을 안겨준다. 올 봄은 내 마음도 많이 안정되고 여유로워진 기.. 글서랍 2010.04.04
사랑이라는 희망... 새벽 잠에서 깨었다. 어제부터 따끔거리기 시작한 목이 잠결에도 계속 아파 깊이 잠들 수가 없었나보다. 거실 한 쪽에 놓여있던 사탕 하나 물어보니 상큼한 과일맛이 기분을 밝게 해준다. 밖은 아직 어둠, 가로등 불빛 두 개가 보인다. 옆에 있는 책을 들춰본다. '은밀한 생'중에서 몇번을 읽었던 구절.. 글서랍 2010.03.30
영원에 대한 단상 이 세상 불변의 진실이라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 우린 이러한 상실의 체계 안에서 하루 하루 자신의 존재를 남긴다. 그 자체가 얼마나 모순되고 허무한 일인가. 하지만 순간을 아름다움으로 바라보는 눈, 살아가는 내내 그 순간을 영원처럼 가슴에 품고 추억하며 사는 일, 난 그렇게 내게 온 것.. 글서랍 2010.03.28
放下着 방하착, 모든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말. 이 말을 나는 언제나 주문처럼 되뇌인다. 내 마음을 호수처럼 가져야지. 호수는 구름이든 산그늘이든 바람이든 새든 제 안에 담아내기만 할뿐 소유하지는 않으니까... 그들이 한때 내게 머물렀던 풍경만 기억해야지. 삶은 어쩌면 끝없이 놓아주는 일인지도 모른.. 글서랍 2010.03.28
관계에서 주어지는 역할... 어떤 책인지 어떤 내용인지도 지금은 희미하지만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아마도 일본 사무라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이었던 것 같다. 어느날 한 부하가 대장을 찾아와 자신이 적군의 우두머리를 죽이겠으니 허락해달라고 말을 한다. 이때 그 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네가 나에.. 글서랍 2010.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