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하루... 한 때 참 고왔던.... 베란다에 가득 들어앉은 볕이 참 좋다. 겨우내 볕이 들지않는 차가운 응달에서 버텨준 화초들도 오늘같은 날은 긴장을 풀고 온 몸을 햇살에 맡기며 졸고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은 작년 막내가 사다준 천사의 눈물 줄기를 잘라다가 작은 화분 세 개에 삽목을 했다. 앙증.. 글서랍 2012.02.11
이 생각 저 생각... 염전창고 * 화초를 키우고부터는 해의 방향에 민감해졌다. 물론 그것은 우리집 베란다를 기준으로해서 해가 언제부터 얼마나 오래 들어오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얼마전 영하 15도를 밑도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는데 정말 신기한 것은 베란다로 해가 12시경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 글서랍 2012.02.05
화초들 자리를 바꿔주고... 얼마전 단골 슈퍼 아줌마가 나를 보더니 얼굴이 많이 붉다고, 어디 다녀왔냐며 묻는다. 그래서 아마도 매일 베란다에 나가 있어서 그런가봐요, 라고 대답하고 집에 와서 거울을 보는데 정말 손이며 얼굴이 탄 것 같았다. 햇살 좋은 날이면 하루 두 세시간씩 베란다에서 살다시피 하니 그럴만도 하다. .. 글서랍 2011.10.16
일요일 아침...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은 좀 늦게까지 잠들어 있어도 좋은데도 습관처럼 일찍 눈을 떴다. 벌써 커피를 두잔 째... 배가 고파 토스트에 치즈를 한 장 올려놓아 아침으로 먹고, 아직 아무일도 시작하지 않은 채 거실과 베란다를 서성거린다. 창밖으로는 햇살이 눈부시다. 벌써 시월... 갑자기.. 글서랍 2011.10.02
하나의 소명이 끝난 기분 큰 딸이 얼마 전 인천시 도서관 협회에 취업이 되어 이틀 째 출근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전부터 본인이 원했던 사서의 길을 가게 되어 한없이 기쁘다. 처음 진로를 결정할 때 소설을 쓰고 싶다던 딸에게 나는 요즘은 글을 쓰는 것은 생계가 되지 않으니 글과 연관된 직업을 가지면 어떻겠느냐는 .. 글서랍 2011.09.26
바다가 그립다 180 어제 저녁은 둘째딸의 남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원래 가고자 했던 곳이 있어 함께 가자 청하였는데 막상 도착하고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근처의 고기 부페집을 가게 되었다. 먹는내내 내 눈은 당연히 그 둘에 머물고는 했다. 서로 자기가 고기를 구을테니 넌 많이 먹으라며.. 글서랍 2011.08.21
노화 언제부턴가 시력이 급격히 안좋아지더니 밤에 운전하는 것조차 내키지 않게 되었다. 예전엔 차가 막히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한밤중에 장거리 운전을 하곤 했던 나였는데... 그런데 오늘부터 - 참 신기한 것이 정말 오늘부터- 모니터의 글들이 두개로 겹쳐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눈.. 글서랍 2011.06.30
자생의 능력 요즘 내가 깨닫는 것은 모든 살아있는 생물에는 자생의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자생의 능력이란 것은 생각해보면 참으로 위대하여 우리가 기적이라 일컫는 것도 사실은 이 자생의 힘에 의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린 그 자생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글서랍 2011.04.25
조금은 자랐구나, 너.... 요즘의 나를 돌아본다. 그리곤 나에게 말한다. 예전보다 조금은 더 자란 것 같다고. 내가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든 관계에서 내 자신이 한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화남, 슬픔, 우울, 실망... 이런 감정에 휩싸일 때에도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글서랍 2011.04.12
나의 애송시 (산 / 정희성) 화천 붕어섬에서 산 정희성 가까이 갈 수 없어 먼발치에 서서 보고 돌아왔다 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마냥 산이 어디 안 가고 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다. * 정희성 시집 <돌아다보면 문득> 나에게 존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시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살아계.. 글서랍 2011.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