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살갗에 느껴지는 바람이 포근하여 주변을 걷다가 들어왔다. 오늘은 미니 장미를 심었다. 꽃을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꽃 앞에서는 나의 그런 다짐은 쉽게 무너진다. 집에돌아와 냉장고정리를 하며 강신주 철학자의 강의를 들었다. 어디가 아프신지 많이 야위어서 안타까웠다. 오래전에 이분의 책은 거의 다 읽었을만큼 좋아했다. 하루하루가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조금씩 조금씩.. 역시 나는 내가 한동안 내 자신에 대해 생각했던 만큼 못나고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 기쁘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었고 아직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봄비... 이렇게 또 봄이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