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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한밤중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살갗에 느껴지는 바람이 포근하여 주변을 걷다가 들어왔다. 오늘은 미니 장미를 심었다. 꽃을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꽃 앞에서는 나의 그런 다짐은 쉽게 무너진다. 집에돌아와 냉장고정리를 하며 강신주 철학자의 강의를 들었다. 어디가 아프신지 많이 야위어서 안타까웠다. 오래전에 이분의 책은 거의 다 읽었을만큼 좋아했다. 하루하루가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조금씩 조금씩.. 역시 나는 내가 한동안 내 자신에 대해 생각했던 만큼 못나고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 기쁘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었고 아직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봄비... 이렇게 또 봄이 오는구나.

단상 2022.03.18

후리지아 튤립 진달래

지금 우리 카페 앞의 꽃들. 후리지아는 겨울에 구근을 심으면 이른봄 꽃을 피운다. 후리지아를 심고부터 봄은 후리지아에서 오기 시작한다. 진달래는 2년전 부모님 산소에서 캐와 심은 것.. 꽃이 필 때마다 부모님의 안부를 듣는 것 같다. 연분홍의 진달래꽃을 보며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하고 대답해준다. 튤립이 여리여리하게 피었다. 후리지아 한 모퉁이에서^^ 반가워!!

내작은뜰 2022.03.17

우리집

어젯밤 비가 내렸는데도 날씨가 포근하다. 후리지아가 피어나는 화분들을 밖에 내놓았다. 사람들이 지나다가 사진을 찍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우리 가게 앞의 길목에서 우리 가게가 꽃으로 가장 환하다. 요즘은 마음이 평화롭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내가 살고 있던 주변을 처음 둘러보는 사람처럼 바라보게 된다. 거실도 부엌도 침대도 그리고 창밖의 경치도... 이곳에 이사를 온지 이제 8개월... 나는 지금 집이 마음에 든다. 개발지역이라 외지고 낙후된 곳이지만 한적해서 좋고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다. 30년 넘게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서만 살다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병원도 은행도 마트도 집 앞에 없다는 것이 적응이 안 되었지만 이제는 점점 편리해져간다. 우리 아파트 바로 옆, 그러니까 경계선에 ..

단상 202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