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268

2월

동검도의 동그랑 섬 2월이다. 나는 2월이 좋다. 집착하였던 것 아쉬웠던 것 억울했던 것 후회되던 것 그러한 것들로부터 나를 놓아줄 수 있게 된다. 2월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지나가는 것이라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내 몫이 아닌 일에 대해 이해받지 못한 일에 대해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인정하게 해준다. 인정하게 되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애면글면하지 않게 된다. 2월을 살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고마운 2월이냐....

바람마음 2018.02.04

一以貫之

"一以貫之" 하나로써 관통한다. 이 말의 무게가 새삼 와닿는다. 나는 나의 삶을 무엇으로써 관통할 것인가. 그 답을 정하고나니 모든 것은 다 곁가지에 불과해진다. 사람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그 '하나'가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며칠 이어진 한파로 화분들이 많이 얼어 죽었다. 그 화초들을 볼 때마다 나는 자책감이 들어 우울했다. 다리도 팔도 없는 화초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전적으로 주인의 잘못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 것에는 그렇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난 세월동안 베란다에서 얼어죽지 않은 화초만 내놓았으니까. 추위에 약한 것은 따뜻한 실내에 미리 들여다놓았다. 그러니 어쩔 수가 없다. 더구나 유기적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된 데에는 그렇게 된 이유가 있으며 그..

바람마음 2018.02.03

이전과 이후

살다보면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갈림길에 설 때가 있다. 그리고 이전과 이후로 스스로 나누어 마음의 방향을 정할 때가 있다. 지금은 아침 6시 45분... 아직 창밖은 어둡지만 해가 곧 뜰 것이다. 오늘 뜨는 해는 이전과 이후의 경계가 되는 그 태양이 될 것이다. 나는 그 태양이 비치는 쪽의 길을 따라 걸어갈 것이다. 나를 일으켜 세워서 내 몸과 마음에서 떨어져나간, 비록 너덜너덜해진 것이지만 그것들을 다시 주워모아 의연하게 갈 것이다. 행진곡에 맞춰서 경쾌하게 씩씩하게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바람마음 2018.01.29

한파

대천 해변도로에서 24일 언니와 대천에 내려가 부모님께 성묘를 했다. 그리고 25일은 친구 수현이와 셋이서 부안 채석강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다. 영하 16도의 한파가 연일 계속되는 날이었다. 내가 가고 싶었던 내소사도 가보지 못하고 콘도 주변 - 그것도 잠깐-만 돌아보다가 저녁 콘도내 온천욕을 즐기다 왔다. 돌아오니 베란다의 화분들이 얼어 죽어있었다. 추위에 약한 식물은 이미 들여놓았지만 그동안 베란다에서 월동이 가능했던 화초들은 그대로 두고 갔는데 이번 한파에 얼어버린 것이다. 제라늄 줄기를 만지니 수숫대처럼 쑥쑥 들어간다. 그러잖아도 작년 화분수를 줄여서 휑해진 베란다가 이제는 텅 빈 공간 같다. 내일은 시장에 가서 작은 화초들 몇개를 들일까 생각중이다. 이사를 앞두고 있으면서 화초를 들이는 일은 바..

바람마음 201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