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내린 날... * 내 마음에 저울 하나 있다. 저울의 바늘은 미세하여 작은 충격에도 쉬이 흔들린다. 그러나 저울은 반드시 0으로 돌아온다. 다만 시간의 문제일 뿐... 나도 언제나 0이라는 숫자를 생각한다. 과하면 줄이고 덜하면 보탠다. 0이라는 중심... 그 空의 무게가 나를 지탱해준다. ** 오늘은 한없이.. 바람마음 2012.12.03
나는 지금 휴식중 큰 일을 치루고나면 한 차례 몸살을 앓는다고들 하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 다음날부터 감기 몸살이 찾아왔다. 사람의 몸에서 병이 찾아오는 것은 쉬게하려는 현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제 오늘은 정말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지냈다. 약에 취.. 바람마음 2012.11.24
산다는 건 정말... 저녁 누군가 초인종을 누른다. 큰 딸이 문을 열기에 경비 아저씨가 올라오셨나보다 하고 현관으로 나가는데 일 층에 사는 아저씨였다. 일 층 엄마와는 친분이 있지만 남편과는 인사만 하고 지내던 사이여서 예감이 불길했다. 역시나 내 어두운 예감처럼 그 엄마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었.. 바람마음 2012.10.26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침, 맨 처음 내가 하는 일은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는 일, 그리고 봉지 커피를 하나 꺼내 잔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커피잔을 들고 창가를 서성이는 일이다. 창 하나를 사이에 둔 저곳과 이곳의 전혀 다른 세계를 동시에 바라보는 일은 매번 꿈 속처럼 아련하기만 하다. 그러면서 .. 바람마음 2012.10.06
중고책의 매력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세>를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상태가 최상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서 주문을 한 건데 첫 장을 넘겨보니 책을 선물 하는 이의 편지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글 맨 첫머리에는 "30을 맞이한걸 축하한다"로 시작하고 있다. 글의 내용을 보니 2007년, 아.. 바람마음 2012.10.05
120926 * 책장을 열고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책인데도 기억 속에서는 그다지 나의 흥미를 끌지 못했던 책으로 남아 있다. 감상은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어쩌면 그때 난 그 책을 읽을 만한 준비가 안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람마음 2012.09.26
이런 저런... * 저녁이 가까워지면 화초에 물을 준다. 물을 주면서 하나 하나 꽃들을 살펴보는 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다. 잎을 만져보고 꽃이 피는 모습을 관찰하고 시든 잎은 따주고... 화초가 싱싱한 지는 잎을 만져보면 잘 알게 된다. 손끝에 닿는 그 싱그런 생명력이 좋아 난 잎들을 쓰다듬는.. 바람마음 2012.09.20
不誠無物 어제 저녁은 딸이 근무하는 도서관에서 철학자 강신주 박사의 "마음 :언제 생각은 발생하는가?"에 대한 강의가 있어 막내와 함께 다녀왔다. 딸은 내가 그 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던 터라 한 달 전에 미리 신청을 해놓고 있었다. 강의는 두 시간 정도 이어졌고 역시나 재미있고 유익한 내.. 바람마음 2012.09.14